1932년 마천루 위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 그리고 21세기 인공지능의 설계자들
1932년의 사진 한 장이 있다. 뉴욕 록펠러 센터 공사 현장, 안전벨트도 없이 철골 위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는 노동자들. 제목은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 식사」.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찍힌 이 사진은 오랫동안 ‘산업화 시대 인간의 용기와 노동’을 상징해왔다. 저학력, 고위험, 저임금. 그러나 그들의 손으로 도시와 시대가 세워졌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그리고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 그 사진은 다시 호출되었다. 이번에는 철골 위의 노동자가 아니라, 구름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인공지능의 설계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마크 주커버그, 리사 수, 일론 머스크, 젠슨 황, 샘 올트먼, 사티아 나델라, 다리오 아모데이, 리페이페이. 타임(Time)지가 선택한 ‘올해의 인물’ 표지는 분명한 오마..
다층적 자아와 시간의 기억: 존재를 세우는 역사 읽기
문명이나 국가, 조직, 가족, 개인과 같은 어떤 공동체든 그 정체성은 수많은 기억과 기록이 겹겹이 쌓이고 퇴적된 깊은 토양 위에 세워진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흔히 ‘개인’이라 부르는 존재조차도 고정된 단일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변주되는 다중의 ‘나’들이 얽히고설킨 다층적 자아라는 사실이다. 3살의 나는 14살의 나와 다르고, 19살, 23살, 29살, 38살, 46살, 52살, 68살 80살의 나 역시 각기 다른 층위와 색채를 지닌 존재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러 층들이 쌓이고 변형된 다중의 ‘나’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이룬다. 그리고 오늘의 ‘나’ 역시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또 다른 시공간의 배경과 사건들로 둘러쌓인 여러 ‘나’들로 이루어진 복합체다. 아침까지만해도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