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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에라(New Era)] 왜 지금 당장 AI를 배우고 '전체 그림'을 보아야 하는 우리는 지금 농업혁명, 철기시대, 산업혁명, 인터넷 발명 등 인류 역사의 거대한 변곡점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변화의 중심에 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은 단순히 새로운 도구의 등장이 아닙니다. 문제 설정부터 실행, 검증, 결과 도출까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수행하는 최초의 발명품이자, '정신(Spirit)'을 창조하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입니다.1. 퍼즐 조각이 아닌 '전체 그림'을 보는 힘많은 이들이 AI 학습을 막막해합니다. 마치 완성된 퍼즐의 전체 그림을 모른 채 조각 하나하나를 끼워 맞추려는 것과 같습니다. 전체 그림을 아는 사람은 이 조각이 어디에 놓일지 직관적으로 파악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어떤 신기술이 나오더라도 그 함의를 꿰뚫어 보는 시각, 즉 '아..
용이 된 독수리: 레드 아메리카 (The Eagle Became the Dragon) 프롤로그: 35달러짜리 버거와 39조 달러의 비명2026년 가을, 뉴욕 맨해튼의 한 식당. 키오스크 화면 중앙에 '치즈버거 1개: 35달러'가 선명했다. 화폐 단위에서 0을 하나 떼어내자는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는 이미 늦었다. 그것은 암 환자에게 화장법을 바꾸라고 권하는 것과 같았다. 미국의 부채는 어느덧 $39,000,000,000,000$(39조 달러)를 넘어섰다. 숫자는 이제 의미를 잃었다. 연준은 매일 밤 '장기국채'를 무한정 사들이며(QE) 시장에 인공호흡기를 달았지만, 환자의 숨소리는 거칠었다. 인류는 깨달았다. 이제 '대화'와 '민주주의'로 이 거대한 부채의 늪을 탈출할 시간은 끝났다는 것을. 사람들의 예금 속 숫자는 그대로지만 그것으로 교환할 수 있는 물건들의 양은 이전과 비교해서 말도 ..
2008년 워터폴의 최후: 설계자들은 굶주리지 않는다 장부상에 기재된 숫자는 언제나 정직해 보이지만, 그것들이 한데 뒤섞여 '구조화(securitization)'라는 이름의 세례를 받는 순간 숫자는 교활한 생명력을 얻는다. 여기, 이름 모를 서민 1,000명이 각자의 생애를 담보로 빌려 간 1,000억 원의 부채 뭉치가 있다. 그들은 매달 성실히 7%의 이자를 상환하며 자신들의 콘크리트 안식처를 지키려 매일 애쓴다. 연간 70억 원의 이자 수익. 그것은 누군가의 땀방울이자, 누군가에게는 먹잇감이었다. 우리는 이 거대한 부채의 저수지를 세 개의 층으로 썰어냈다. 이른바 **CDO(부채담보부증권)**라 불리는 현대 금융의 연금술이다.1. 가장 먼저 워터폴을 마시는 자, 시니어(Senior) 트랜치: 700억 원"가장 먼저 배불리 마시고, 가장 나중에 목말라 하..
1932년 마천루 위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들, 그리고 21세기 인공지능의 설계자들 1932년의 사진 한 장이 있다. 뉴욕 록펠러 센터 공사 현장, 안전벨트도 없이 철골 위에 걸터앉아 점심을 먹는 노동자들. 제목은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 식사」.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찍힌 이 사진은 오랫동안 ‘산업화 시대 인간의 용기와 노동’을 상징해왔다. 저학력, 고위험, 저임금. 그러나 그들의 손으로 도시와 시대가 세워졌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그리고 거의 한 세기가 지난 지금, 그 사진은 다시 호출되었다. 이번에는 철골 위의 노동자가 아니라, 구름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인공지능의 설계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마크 주커버그, 리사 수, 일론 머스크, 젠슨 황, 샘 올트먼, 사티아 나델라, 다리오 아모데이, 리페이페이. 타임(Time)지가 선택한 ‘올해의 인물’ 표지는 분명한 오마..
불로소득, 시간, 그리고 AI 시대의 재편 1. 불로소득은 왜 정당한가자본주의 사회에서 불로소득은 비정상적인 예외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허용되고 심지어 장려되는 결과다. 부자일수록 불로소득의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직원 100명을 둔 중소기업 사장의 월 소득이 4,000만 원이고, 그 회사 직원 한 명의 월급이 30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두 사람이 우연히 같은 금융상품에 각각 500만 원을 투자했고, 한 달 뒤 그 상품의 가격이 50% 하락했다면, 둘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과연 같을까? 같을 리 없다. 누군가에게 300만 원은 이틀 출근해 몇 시간 일하면 벌 수 있는 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한 달을 버텨야 얻는 전부다. 같은 금액이라도 그 돈에 응축된 시간과 노력의 밀도는 전혀 다르다. 이는 곧 돈을 대하는 태도와 사고방식이..
진실을 말할 자유가 사라진 사회 (feat. 《자유론》) 대중 앞에서 발언할 때, 속으로는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기존 질서의 논리를 마치 자신의 결론인 듯 말해야만 무사할 수 있는 사회가 있다. 그런 사회에서는 일관된 논리와 용기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두려움 없이 드러내는 지성이 쉽게 나오기 어렵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1859)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걸작이다. 하지만 수많은 고전들이 우리 사회를 일깨웠음에도 불구하고, 보물같은 고전들을 읽지 않고 넷플릭스와 인스타그램에 허우적대며 우리는 여전히 같은 오류를 반복하며 고통을 겪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오늘날 한국은 문맹률이 1%도 되지 않는 나라다. 누구나 SNS를 통해 손쉽게 의견을 표출한다. 그러나 그것이 지성의 폭과 깊이를 더하는 논의라기보다,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을 향..
다층적 자아와 시간의 기억: 존재를 세우는 역사 읽기 문명이나 국가, 조직, 가족, 개인과 같은 어떤 공동체든 그 정체성은 수많은 기억과 기록이 겹겹이 쌓이고 퇴적된 깊은 토양 위에 세워진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흔히 ‘개인’이라 부르는 존재조차도 고정된 단일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변주되는 다중의 ‘나’들이 얽히고설킨 다층적 자아라는 사실이다. 3살의 나는 14살의 나와 다르고, 19살, 23살, 29살, 38살, 46살, 52살, 68살 80살의 나 역시 각기 다른 층위와 색채를 지닌 존재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러 층들이 쌓이고 변형된 다중의 ‘나’들이 모여 오늘의 ‘나’를 이룬다. 그리고 오늘의 ‘나’ 역시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또 다른 시공간의 배경과 사건들로 둘러쌓인 여러 ‘나’들로 이루어진 복합체다. 아침까지만해도 평..
[기후변화 시리즈 2] 탈진실(Post-Truth)의 시대 "과학은 사실을 말하지만, 사람들은 감정에 따라 믿는다." 얼핏 들으면 터무니없는 말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지금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실상이다.기후변화라는 지구적 위기에 대해 과학은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50% 넘게 상승했고, 지구 평균 기온은 1.5도를 넘어섰다. 남극의 빙하는 녹고, 해수면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이 모든 것이 사실(fact)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묻는다."진짜 그렇게까지 심각한가요?""기후는 원래 주기적으로 변하는 거잖아요?""지금 너무 더워서 오히려 따뜻해지는 게 좋은 거 아닐까요?" 이런 질문의 배후에는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탈진실(post-truth)’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있다.탈진실이란 무엇인가?2016년, 옥스퍼드 사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