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물리적 영역이 존재한다. 집과 회사 그리고 내가 가는 장소들 말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물리적 영역은 내 신체이다. 왜냐하면 내 정신이 거하는 곳이니까.
그런데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의 물리적 영역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정신적 영역에까지 침범하고 약탈하며 침략하려 든다면 나는 방어해야 한다. 때로 그 침략이 정도를 넘어선다고 생각이 든다면 반드시 나름의 전략을 사용하여 역공해야 한다. 상대방이 내 영역을 함부로 침략하지 못하도록, 나를 우습게 보지 않도록 말이다.
그러나, 사회는 그러하지 못하다. 침략하는 자를 위로하며 침략을 권장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고 나는 생각한다. 법은 더 이상 나의 물리 및 정신적 영역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지금의 법은 <기게스의 반지>를 소유한 자들의 이익과 쾌락 그리고 그들의 계획을 돕는데 일조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다. 누가보면 삼류에 지나지 않을 음모론이나 떠드는 작자로 나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나 자신 스스로가 '극장의 우상'에 빠져 허우덕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타인을 침략하는 사회로 오래전부터 전락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루소의 말대로 그 어떤 개인이든지 간에 일반의지(General will)에 의해 창출된 법을 따라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의지는 온데간데없어 보인다. 그저 각자 자기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색깔놀이하기 바쁜 사람들의 의지로 보인다. 술을 마시고 저지른 범죄는 감형이 되고, 유전무죄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무고죄는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