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자역학

실재성와 국소성 관하여 (On reality and locality)

 일렉트론(전자)은 상황에 따라 파동이기도 하고 입자이기도 하다. 이중 슬릿 실험에서 전자를 하나씩 쏘았을 때 그 건너편에 놓여있는 형광판에는 회절무늬가 나타나 있다. 조지프 존 톰슨(Joseph john Thomson, 1856~1940)의 음극선 실험에서는 전자다발이 바람개비를 때려서 돌아가는 경우도 우리는 보았다. 놀라운 일은 전자 뿐만이 아니다. 광자도 마찬가지다. 아니, 온 세상의 모든 물질이 그러하다. 결 어긋남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관측되기 전까지는, 다중우주로 갈라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캐번디시 연구소 내 실험실에 있는 톰슨


 

 1925년 1월, 위에서 말한 모든 사실들을 알고 있던 루이 드 브로이(Louis de Broglie, 1892~1987) 백작은 물질파 이론을 떠올린다. 다음해 1926년 1월, 취리히 대학에서 강연 도중 한 청강생의 의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1887~1961)가 몇 주 뒤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에르빈 루돌프 요제프 알렉산더 슈뢰딩거 (오스트리아)


 

 슈뢰딩거의 방정식을 마련하려면 앞서 언급한 물질파와 함께 에너지는 각진동수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하며, 고전적인 파동방정식은 물론 해밀턴 역학을 이용해야 한다. 그 과정을 간단히 나타내 보자면 아래와 같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유도과정


 비범하게도 슈뢰딩거가 마련한 방정식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의 행렬역학의 운동방정식과 수학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이 폴 디랙(Paul Adrien Maurice Dirac, 1902~1984)에 의해 밝혀진다. 파동함수가 실재하느냐를 두고 두개의 진영이 다퉜다. 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을 필두로 한 EPR 논문의 내용은 코펜하겐 해석을 무너뜨리기 위해 열심이었다. 양자역학의 실재론적인 해석을 두고 사람들은 쓸데없는 짓이라 비웃기도 했다. 닥치고 계산이나 하라는 말이 떠돈 것은 물론 벨 부등식을 고안해 낸 벨 조차도 알랭에게 "자네 안정적인 직장은 갖고 있나?"라면서 걱정하기 까지 했다. 

 

 놀랍게도  양자얽힘은 비국소적이었다. 과학자들은 이제 실재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관측하기 전까지 전자의 스핀은 실재하지 않는다. 벨 부등식을 위배하는 이러한 양자적 행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것이 과연 있을 것인가? 숨은 변수 따위는 없다고 판명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 말이다. 우주를 이해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니 인간으로서 과연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느새 현대물리학은 익스플릿하게 철학적 면모를 띄게 되었다. 그저 단순히 계산하고 응용하는 것이 우리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인 것인가? 아직도 과학은 미스테리로 가득한 즐거운 모험의 영역이다!

'양자역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유시간  (0) 2024.02.15